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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where All at once)
    취미/감상문_책 2023. 2. 27. 22:18

    _이 정도로 신작에 가까운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핫하다는 소문이 여기저기 들려서, 그리고 네이버 멤버십 영화쿠폰을 써야 해서 구매했다.

    _기본적으로는 가족영화이다. 엄마인 에블린과 딸 조이가 서로의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이 너무도 달랐고, 이 때문에 갈등이 극에 달해 있는 상태이다. 에블린은 자신의 기준에 맞게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하기 힘든 일들을 스스로 처리해 온 사람이다. 그런 에블린을 이해하지 못하고 가족밖으로 점차 나가는 조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_영화는 에블린의 과거를 되짚어 나가며 여러 멀티버스의 에블린를 보여준다. 과거를 짚어가다 보면 안타까운 장면이 나온다. 자신도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고, 그 결과가 지금의 에블린라는 것이다. 조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그 장면을 보면서 ‘아…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구나…’했다.

    _에블린과 조이가 ‘에브리씽 베이글’ 앞에서 싸우는 모습을 보다가 눈물이 흘렀다. 인생의 허무를 느끼고 죽으러 들어가는 조이와, 이를 말리는 에블린. 조이의 세계를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래서 ‘조부 투파키’가 내 딸 안에 들어가서 문신을 하고, 여자친구를 만들어 왔다고 믿는 에블린이지만, 그럼에도 그 모든 행동이 조이를 사랑했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다만, 그 딸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고 서로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을 뿐.

    _에블린이 전투적인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세상을 상냥하게 헤쳐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을 때. 자신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방의 세계를, 여전히 이해못하지만 인정하고자 마음을 먹었을 때. 세상은 에블린에게 전혀 다른 모습의 삶을 보여주었다. 상냥함으로 세상을 헤쳐나간다. 이상적인 말이지만 멋진 말이다.

    _알파세계의 웨이먼드는 지금의 에블린에게 ‘이 세계의 에블린이 최악이다. 최악의 선택만을 한 에블린이 있기에 다른 멀티버스에 훌륭한 에블린이 있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이런 느낌의). 그리고 에블린은, 슬프게도 반박하지 못한다. 알파세계에 있는 최고의 에블린은 엄청난 업적을 남겼지만 자신의 딸을 타락시켜 조부 투파키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현실세계에 있는 최악의 에블린은, 조부 투파키를 막아내며 자신의 딸을 구해낸다. 누가 최고의 에블린이고 누가 최악의 에블린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_이렇게 무미건조하게 쓰고 있지만, 정말 재미있는 영화다. 영화를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정말 많은 패러디들이 들어가 있다. 라따뚜이를 패러디한 라타쿠니, 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키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등 수많은 패러디들이 들어가있다. 그리고 그 패러디들을 몰라도 문제는 없다. 다른 멀티버스의 나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개연성이 낮은 행동을 해야 하는데… B급 감성이 초중반을 장악하고 있어 실소든 폭소든 할 수밖에 없다.

    _다양한 장면을 하나로 묶어내는 감독의 능력이 정말 눈에 띄는 영화였다.

    _오랜만에 본 영화가 너무 만족스러웠다. 종종 영화도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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