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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애칭)을 지어주는 문화나에대하여/생각 2023. 4. 6. 21:46
_사람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동물도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이면 이름을 가지고 있다. 사람, 개, 고양이 같은 명사가 아니라 '포뇨(포뇨는 사람의 예시로 알맞은 걸까)', '흰둥이', '현태' 같은 이름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름은 '어느 특정한 대상의 이목을 끌거나 지칭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생명이 없는 물건(과 식물)에게도 이름을 지어주는 사람이... 있었다...!
_나는 이러한 일들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이나 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자동차에 '붕붕이'와 같은 느낌의 이름을 지어주고 있었고, 누군가는 나에게 '그 식물의 이름은 뭐야?'라고 묻기도 했다. '이 식물의 이름은 러브체인이야'라는 나의 대답에 '그거 말고 불러주는 이름 말이야'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몇 번 이런 일을 겪으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_생각해 보면 생명이 있거나 소중한 대상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것 같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소중한 대상이었고, 그래서 이름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이름을 지어주는 일은,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굉장히 소중하고 로맨틱한 일이다. 연인이 생기면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애칭을 하니씩 만들어 부르지 않던가. 무언가 소중히 여기는 방법 중 하나가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구나.
_나에게도 소중한 식물과 물건들이 많다. 식물들은 아직 이름을 붙여 줄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직 나의 실력과 경험이 미숙한데, 이름을 붙여주면 부담이 커질 것 같다. 아직은 이름을 붙여주기에는 섣부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소중한 물건들에만 하나씩 이름을 지어주자. 만년필들(펠리칸과 세일러), 다이어리, 지갑, 헤드셋 등등... 원래도 애착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마음이 더 커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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